수상한 사진전, 하리와 예랑이의 깡통카메라 이야기

작성자 haja | 작성일 2016-06-08 08:06:21

수상한 사진전, 하리와 예랑이의 깡통카메라 이야기

하자허브 방과후@하자 소식

 

 

 

안녕하세요. 중등 방과후모임 <수상한 식탁>입니다. 저희는 지난 6주 동안 깡통으로 카메라를 만들어서 사진을 찍고, 직접 암실에서 인화까지 해서 전시회를 열었어요. 깡통 카메라와 함께한 6주간의 ‘수상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선국이의 깡통카메라 사용설명서:

 

 

수상한식탁(1)

깡통의 내부가 검은색이다.

깡통의 옆면에 작은 구멍이 있다.

 

1) 조리개: 빛이 들어가 인화 종이에 상이 맺혀 기록하는 작은 구멍

2) 셔터: 찍을 대상이 상으로 맺히기 전에 인화 종이에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3) 테이프: 캔의 뚜껑과 몸체를 연결하고 틈새로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깡통의 뚜껑을 열고 인화 종이를 넣고 뚜껑을 닫고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테이프로 잘 막는다. 그리고 깡통 옆면의 테이프를 찍는 대상을 보고 태양을 등지고 셔터를 뗀다. 5초를 세고 테이프를 다시 잘 붙인다. 암실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테이프로 문틈을 막은 공간)에 들어가서 인화종이를 꺼내어 현상액에 넣고 다시 빼서 정지액에 넣는다. 그리고 다시 빼내어 말린다.

 

 

 

◎ 하리, 예랑의 이야기:

 

 

 

수상한식탁(5)

 

 

 

첫째 주에는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2명씩 짝지어 서로의 얼굴도 그려주었고요, 또 수(수는 6주 동안 저희가 깡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진작가입니다.)가 나눠준 음료수를 마시며 영상도 보다가, 다 마신 음료수 캔으로 깡통 카메라를 만들었어요. 카메라를 다 완성하고 각자 자기가 만든 카메라에 이름을 지어주고 6주 동안 찍을 사진의 주제와 제목을 정했지요.

 

 

 

수상한식탁(6)

 

 

 

둘째 주에는 첫날에 만든 카메라로 연습 삼아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 찍어주기를 하고, 첫 인화를 해봤어요. 어두운 곳에 암실을 만들어서 빛을 다 가리고 인화했어요. 처음 인화를 했을 때 사진이 잘못 나왔을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했는데, 진짜 사진이 찍혀있어서 신기했어요.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첫날에 정해놓은 제목과 주제에 맞게 각자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연습했어요. 깡통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힘든 점은, 상이 쉽게 흔들려 나온다는 것과 까맣게 나온다는 점이었어요. 카메라에 빛을 5초간 담아야 돼서, 평평한 바닥이나 테이블 같은데 올려놓고 찍었어야 하는데, 더 좋은 구도로 찍고 싶어서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었더니 많이 흔들려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찍을 때 빛이 조금이라도 많이 들어가면 까맣게 나오기도 했어요.

 

다섯 번째 주에는 전시회 준비를 시작했어요. 문구점에 가서 전시회에 필요한 재료를 고르고 여태까지 찍어왔던 사진들을 각자 원하는 스타일로 붙이고 설명도 적으면서 꾸몄어요.

 

 

 

깡통

 

 

 

마지막 여섯 번째 주에는 전시회 준비를 마무리하고 각자 자기 작품을 어떻게 설명할지 준비했어요. 그리고 하자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초대했어요. 하자에 있던 죽돌들과 판돌들이 많이 와주셨고 우리가 각자 전시회에 초대한 가족과 친구들도 와주었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돌아가며 자기 사진을 설명한 뒤에 깡통 카메라 소개도 하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사실 발표하기 전에는 배가 살살 아프기도 하고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발표가 끝나니까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은 것처럼 시원해지고 가슴이 차분해지더라고요. 그렇게 6주간의 깡통 카메라 만들기 시간을 마쳤습니다.

 

 

 

수상한식탁(8)수상한식탁(10)

 

 

 

◎ 수(강사)의 이야기:

 

 

깡통 하나로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을 텐데, 풍부한 상상력으로(?) 잘 따라와 준 수상한 식탁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다행히 아직 여름이 오기 전이라 어두운 암실과 햇빛 아래 하자 센터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답니다.

 

어두운 공간이 무서웠지만, 점점 용기를 내준 하리, 매우 감각적으로 아파트와 옥상 풍경의 사선과 면의 매력을 보여준 예랑, 매주 만날 때마다 제가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쪽이 구름이 저쪽이 주디!”라고 맞추면 함께 하이파이브를 해주었던 쌍둥이 구름과 주디,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도 끝까지 포기 않던 희수, 정말 흥미로웠던 주제를 잡고 끝까지 열심이었던 라떼, 뒤늦게 따라오느라 힘들었겠지만 멋지게 전시에 오프닝을 맡아준 선국이, 허허 웃음으로 친구들을 놀리면서도 격려해주던 홤이, 지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진이 나오면 신기하고 기뻐했던 바론이, 모두! 멋있는 전시까지 잘 치르고, 그대들은 이제 이미 멋진 작가입니다! 앞으로도 깡통 하나라도 새롭고 재밌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길 바라요~!

 

 

 

수상한식탁(11)

 

 

 

<수상한 식탁>의 ‘수상한 사진전’은 하자 신관 2층 허브갤러리에서 6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깡통 카메라로 찍은 수상한 사진이 궁금하신 분들, 언제든 구경 오세요!

 

 

글 | 하리, 예랑(수상한 식탁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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