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초 공간 디자이너들의 활약을 마무리하며

작성자 haja | 작성일 2017-02-16 15:29:04

공간 디자이너들의 활약을 마무리하며

움직이는 창의클래스@삼양초

 

 

 

 

“이 프로젝트는 색안경을 벗겨준, 고정관념을 깨준 그런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를 바꾼다는 생각은 전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놀이터가 옮겨지면 아, 그런가보다, 뭔가 없어지면 왜 없어졌지?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갔어요. 일기에 그런 것 쓰면 이상하잖아요. 학교는 어른들이 정해서 바꾸는 곳으로 생각했었는데 저희 생각을 담아서 바뀔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김노은, 삼양초 6학년)

 

 

서울 강북구 삼양초등학교에서 열린 움직이는 창의클래스 완공식 (2017.2.6.)

 

 

 

겨울방학을 보내고 개학을 맞은 삼양초에는, 지난 해 6학년 5반 어린이들이 디자인한 새로운 공간들이 완성되어 삼양초 학생들을 반길 준비를 마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옥상 앞 계단과 뒤뜰, 그리고 텃밭 세 장소이죠. 오픈 행사도 전에 이미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지난 해 봄부터 사계절을 함께 보내는 동안, 학교 곳곳을 누비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열심히 생각을 모으고 토론하며, 자신들과 후배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설파해온 어린이들의 노고(?)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어요. 이 여정에 동행해준 여러 어른들이 참석해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면 삼양초 어린이들이 바꾸어낸 장소는 어떤 모습일까요? 프로젝트 과정에서 계속 이야기 되었던 ‘풍경을 볼 수 있는 쉼의 공간’,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  ‘소통할 수 있는 낙서공간’ 등의 바람은 학교 안의 세 장소에 구현되었습니다.

 

 

 

#1. 옥상으로 향하는 아지트 

 

그 중 유일한 내부 공간인 옥상 앞 계단은, 어린이들이 평소에 많이 찾아와 몰래 낙서를 하는 다소 어두운 조도의 공간이었는데요, 너른 낙서판과 갤러리, 작은 아지트와 걸터앉기 좋은 계단 등을 합친 공간으로 변화되었어요.

 

 

옥상 앞 계단 | 평상시 출입제한 되고 있었던 옥상문 앞 공간으로 가끔씩 어린이들이 찾아와 낙서도 하고 풍경도 보는 그들만의 아지트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옥상 앞 계단 | 어린이들이 주로 낙서로 이야기하던 벽의 특성을 보존해서 낙서의 장을 ‘소통의 장’으로 재구성하였다.

 

 

 

 

 

 

 

 

#2. 텃밭과 놀이형 벤치 

 

텃밭 공간에는, 텃밭 옆에서 자라나는 작물과 나무들을 조망해볼 수 있는 놀이형 벤치가 자리잡았고요. 텃밭 도구함과 미니 화단도 갖춘 넓은 규모의 벤치입니다. 무엇보다, 눕기도 하고 뛰기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텃밭 | 학교 본관과 후관 사이에 있는 조경 공간을 일부 가꾸어 자연학습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텃밭을 포함한 외부공간은 야외수업, 놀이, 휴식,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곳이다. 어린이들이 텃밭을 바라보며 쉬고, 놀고, 가드닝 도구를 보관할 수 있는 계단형 벤치을 설치했다.

 

 

 

 

 

 

 

 

#3. 뒤뜰에서 함께 그리는 낙서

 

뒤뜰 공간에는 옹벽 위에 조성된 숲을 바라볼 수 있는 평상이 설치되었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갖추어진 휴식용 의자가 마련되었어요. 벽돌과 옹벽에 낙서를 하던 어린이들의 놀이가 지속되고, 또 보존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뒤뜰 | 옹벽 위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낙서공간이자 휴식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어린이와 장소 사이에서 뒤뜰 만의 이야기가 이어져가고 있다.

 

 

 

 

 

 

 

이제 6학년 5반 어린이들은 졸업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남긴 공간이 오래오래 기억되고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삼양초에서의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습니다.

 

다음에는 그간 움직이는 창의클래스를 함께 고민하며, 어린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온 ‘프로젝트_어린이’의 지난 1년간의 고민, 그리고 프로젝트의 운영철학과 원리가 담긴 글이 이어집니다.

 


 

글 | 민지은 (하루, 창의교육팀) haru@haj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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