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극장 리뉴얼 정기 프로그램 "상류극장"에 초대합니다.

작성자 haja | 작성일 2009-04-29 18: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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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만약, 지금처럼 거대기업자본과 배급 시스템이 조작하는 흥행수치와 전략적 영화홍보에 절대적으로 지배받을 수밖에 없는 관객들의 수동적 선택. 외양만 화려할 뿐 이런 부조리가 당연시되는 영화시장을 드넓은 ‘바다’에 비유한다면… 
 좀 더 능동적이며 매체 본질에 충실한 영화보기의 대안은 어느 지점에 존재할까요?

 

 둘,
 과거 우리 곁에 가까이 존재했던 재개봉관에 대한 추억들을 기억하십니까? 여가를 활용할 특별한 문화활동이 변변치 않았고, 영화자체에 대한 정보 또한 희박했던 그 시절… 우리는 낡고 허름한 그곳에서 잠시나마 척박한 현실을 벗어난 은막의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아름다운 삶의 낭만을 공유하곤 했습니다. 억울하게도 ‘삼류’라는 대명사로 당연히 불려야만했던 동네극장들의 나눠줬던, 소박한 영화들이 우리에게 선물했던 가슴 아린 환희와 기쁨을 다시 누릴 순 없을까요?

 

 여기 조심스럽게 “상류극장(上流劇場)”을 시작합니다.

기획:  문화예술분야 예비 사회적기업 “눈”
일시: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하자센터 2층 미니극장
입장료:  미정 (당분간 확정 전까지 무료)
형식: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영화들을 묶어 한 달 단위로 운영.
대상:  불특정 다수

문화예술분야 예비 사회적기업 “눈” Presents                

상류극장 2009.04 프로그램

‘눈’ 사람의 따스한 손길(들)
                                

2009.04.09.목  section 1 “황(黃)” 약70분
솜사탕 -8분 고무공
지우개 따먹기  -17분 우하하
오후 3시 (‘플라스틱 피플’ 뮤직비디오)  -3분 우하하
잔소리  -9분 춘
빗방울 전주곡  -29분 사오정

 

2009.04.16.목  section 2 “흑(黑)” 약70분
전병 파는 여인  -32분 춘
이야기  -6분 우하하
외계의 제19호 계획  -15분 우하하
숨바꼭질  -19분 사오정

 

2009.04.23.목  section 3 “적(赤)” 약60분
망붕어빵가  -8분 우하하
Thank you Girl (‘오! 부라더스’ 뮤직비디오)  -5분 우하하
결혼의 소리  -19분 사오정
야밤녀  -30분 다아크

 

2009.04.30.목  [上流劇場-特選]
어둠의 사냥꾼 -93분

 

 

== 작품 상세소개 ==

 


솜사탕 (Cotton Candy)

2000년/ 8분/ 환타지
감독: 부성철, 신한솔 -고무공
 냉랭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던 꼬마소녀 단비는 동네 어귀에 나타난 알록달록 예쁜 솜사탕 수레를 발견한다. 하지만 수레는 금새 눈앞에서 솜사탕을 들고 스쳐 지나는 아이들을 단서로 수레를 쫓는 단비에게 비좁고 복잡한 골목길은 어느 새 작은 모험과 환타지의 공간이 된다.

 

지우개 따먹기 (Eraser Wrestling)
1999년/ 17분/ 드라마
감독: 민동현 -우하하
 지우개 따먹기 놀이에 한참 정신이 빼앗겨있는 초등학생 영훈(문하늘 扮)은 같은 반 덩치 강산(문종태 扮)에게 매번 억울한 패배를 당한다. 누나가 남겨준 마지막 지우개마저 또 다시 강산의 손에 넘어갈 즈음, 영훈은 결국 불공평한 세상에 대항해 일어서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잔(殘)소리
2008년/ 35mm/ 9분/ 드라마
감독: 최정열/ 촬영: 이형빈 -춘
 아침부터 아들을 깨우기 위해 시작하는 엄마(길해연 扮)의 잔소리는 세탁기 소리보다도 요란하다. 사사건건 아들(정영헌 扮)을 귀찮게만 하던 일상의 소리는 어느덧 회한의 그리움 속에 멀어지고 소중한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수작.

 

빗방울 전주곡 (Raindrop Prelude) 
2003년/ 컬러/ 29분/ 드라마
감독: 최헌규/ 촬영: 임재수 -사오정
 허리가 많이 아픈 무력한 택시기사 아빠, 사납고 억척같지만 아직 소녀처럼 여린 마음을 지닌 엄마,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가고싶어도 차마 내색하지 못하는 속 깊은 어린 딸. 화려한 도시의 한 구석, 누추한 반지하 작은 방을 보금자리 삼아 보이지 않는 희망에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전병 파는 여인 (Senbei Selling Girl) 
2007년/ DV 6mm, 흑백/ 32분/ 드라마
감독: 김동명/ 촬영: 이형빈 -춘
 낮에는 전병을 팔고 밤에는 귀가해 화분에 정성스레 물을 주는 ‘순이(정아영 扮)’. 하지만 그녀가 집에서 보살피는 것은 화분만이 아니다. 전병을 팔며 비밀스럽게 남자들을 집으로 끌어들이던 순이는 어느 날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외로운 환경미화원 명수(표상우)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적당히 실험적이고 적당히 기괴한 로맨스 환타지?

 

이야기 (Story)
2004년/ 6분/ 애니메이션
감독: 민동현 -우하하
 이야기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주인공은 딱히 이렇다하게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에 힘겨워한다. 간신히 즐거운 상상의 여지를 찾게 되는 순간!

 

외계의 제19호 계획 (Plan 19 From Outer Space)
2001년/ 15분/ 뮤지컬, 코미디, SF, 환타지
감독: 민동현 -우하하
 찰나의 실수로 고학생들에게 쫓기게된 초등학생 삼총사는 엉겁결에 보기에도 음침한 폐공장 안으로 숨어든다. 하지만 이곳엔 더욱 무서운 존재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히 조르쥬 멜리어스에게 헌사 함을 당당히 외치는 퓨젼 키치 SF 코믹 공포 액션 환타지.

 

숨바꼭질 (Hide And Seek)
2001년/ 19분/ 드라마
감독: 권일순/ 촬영: 임재수 -사오정
 집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외롭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아이.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많은 것들은 점점 두려움과 위태로움으로 변해가지만, 오늘도 변함 없는 하루는 조용히 저물어만 간다.

 

망붕어빵가 (望崩御Pan歌/ Killing Me Softly)
2003년/ 8분/ 애니메이션, 코미디, 환타지
감독: 강준원, 박시원, 민동현 -우하하
 당신은 아는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입에 부드럽게 씹혀 먹히는 절정의 오르가즘을 꿈꾸는 붕어빵들의 로망을… 하지만 그 소박한(?) 꿈은 결코 호락호락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혼의 소리 (A Marriage Song)
2003년/ 19분/ 드라마
감독: 오윤홍/ 촬영: 임재수 -사오정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행복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여자. 과연 그녀가 준비하고 있는 식사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열정과 진심이 사라진 일상에선 차라리 과거와 허상이 생존의 더 나은 이유와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야밤녀: 관객판 (Night Sex-Woman: Audience’s Cut)
1998년/ 30분/ 성인, 에로
감독: 김형철/ 비공식 편집: 최원균 -다아크
 90년대 물밀 듯 쏟아져 나온 에로 비디오들의 전성기에 편승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어이없는 괴작 중의 괴작. 성인비디오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정사장면을 들어냈을 때 이 작품의 진가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上流劇場 -特選]
어둠의 사냥꾼 (The Night of the Hunter)
1955년/ 미국/ 93분/ 스릴러, 드라마
감독: 찰스 로튼  Charles Laughton
출연: 로버트 미첨, 셸리 윈터스, 릴리안 기쉬
영화정보: http://www.imdb.com/title/tt0048424/

 

 만약 당신이…
 이 영화를 접하게 되는 행운을 맞게 되었을 때, 표면적 줄거리나 영화의 절반이상에 할애되는 범죄 스릴러적 요소에 집착한다면 얼토당토않은 논리와 무기력한 등장인물들의 비현실성에 이내 모니터와 플레이어를 꺼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숨어있으니 조금 더 인내하라.
 이 영화는 차라리 참담한 현실을 곱게 보듬어 품은 “참혹한 동화”란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이다. 자로 그어놓은 듯 날이 선, 공허하면서도 반듯한 미장센과 어른들의 폐부에 일침을 가하는 대사들의 조합은 결코 이 영화가 관습적 시각에서 평가받을 수 없는 영화임을 증명한다. 1955년 제작된 이 흑백영화는 마치 팀 버튼 환타지의 한참 선배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괴한 감성과 이미지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상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꾸~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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