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일학교’, 첫 만남의 날 스케치

작성자 haja | 작성일 2014-06-01 09: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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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일학교’, 본격적으로 출발합니다

 

‘자생(自生), 삶의 기반’ 사업 프로젝트 스케치

 

저학력∙저소득 청(소)년의 안정적 사회 진출과 경제력 확보를 돕기 위한 ‘연금술사 일학교’가 지난 5월 9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출발을 했습니다. ‘연금술사 일학교’는 경제적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일자리 제공 등 단순한 해결책을 넘어 청(소)년의 자립적인 생활력 향상과 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일자리-교육 통합 프로그램으로, JP모간이 기금 출연한 ‘자생(自生), 삶의 기반’ 사업 중 일환입니다. 하자센터와 서울형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연금술사가 공동 주관하며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장 교육과 믿고 기댈 수 있는 일자리 연계를 위해 청년창업그룹인 (유)별일사무소, 여성네트워크 ‘줌마네’, 사회적기업 (주)오요리아시아 등이 함께합니다.

 

‘연금술사 일학교’의 첫 시작인 5월 9일 오리엔테이션은 줌마네 교육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요리에 관심 있는 청(소)년 참가자 10명과 프로그램을 맡은 각 단체의 스태프들이 첫 상견례를 갖는 시간이었죠. 주식회사 연금술사의 청소년 이사인 홍아와 쫑이 환영인사로 시작을 열었습니다. 쭈뼛쭈뼛 약간은 어색한 홍아와 쫑의 환영인사에 참가자들은 기대가 담긴 웃음으로 보답해주었고, 이에 힘입은(?) 홍아와 쫑은 청년 도시락가게 ‘소풍가는 고양이’를 창업한 연금술사 일학교의 선배로서 새로 참가하는 후배들에게 3년간 연금술사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홍아 : 저는 첫 사회생활을 ‘소풍가는 고양이’로 경험했어요. ‘소풍가는 고양이’를 창업하기 전에는 알바든 뭐든 돈을 벌어본 경험도 없었거든요. 알바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야 하고 친절하게 대응해야 하고, 못하면 욕먹고ÿ. 이런 것들이 너무 싫었어요. 하지만 돈은 벌어야 했어요. 저는 혼자 살고 싶었고,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사는 연습을 하고 싶었죠. 제가 돈도 막 쓰고 좀 철없이 살았거든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지원을 하게 됐고, 여러 사람들과 일을 했어요. 근데 여기서 일하면서 이런 부분을 다 고치게 되었고, 엄청 철들었어요. 누군가가 저에게 지적이나 고쳐야 할 부분을 말해 주면 화부터 내지 않고, 수긍하면서 고쳤죠.

 

쫑: 제가 3년 전의 나에게, 그러니까 여러분들처럼 처음 지원할 때의 나에게 말을 해준다면 어떤 말을 해줬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건 ‘잘했다’예요. 지원하게 된 이유는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돈이 드는데, 그 돈을 부모님에게 타서 쓰기가 싫어서였어요. 그런데, 계속 다니다보니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 뭔가 하나라도 얻어갈 부분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주말과 월급날만 기다리면서 일했어요. 그렇게 일하다보니 제 자신이 점점 바뀌는 모습이 보였어요. 눈도 못 마주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이런 자리에 나와서 발표도 할 수 있게 됐구요. 부모님에게서 일부 독립하는 것도 이루게 됐어요. 요새는 제가 부모님에게 보태드리기도 합니다.

 

뒤이어 ‘연금술사 일학교’의 세부 프로그램 안내와 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들과 청(소)년 참가자들과의 상견례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진행될 ‘연금술사 일학교’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잠깐의 휴식 뒤 시작된 오리엔테이션 2부에서는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에 몇몇 스태프들은 당황하는 눈빛도 보였답니다.

 

‘연금술사 일학교’는 서로의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르는 것을 약속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름을 부름으로써 강화되는 위계관계를 줄이고, 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죠. 서로의 별명을 부르기 위해서는 당연히 새로 참가하는 친구들에게도 별명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스스로 불리고 싶은 별명을 짓는 시간과 함께, 지은 별명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별명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를 하게 된 거죠. 좀처럼 자기 별명을 정하지 못한 친구도 있었는데요, 그 친구를 위해서 다 함께 별명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진 별명에 다행히도 다들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니면 어떡하지?)

 

‘연금술사 일학교’에 새로 참가하는 친구들이 자기소개를 할 때 공통으로 던진 질문이 있었습니다. 바로 ‘좋아하는 것’ 한 가지와 ‘싫어하는 것’ 한 가지 말하기! ‘좋아하는 것’은 대답하는 이의 수만큼 다양하고 가지각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에 대한 답변은 신기하게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특정 행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자기합리화하는 사람이 싫어요.” “저는 이기적인 것이 싫어요.” “겉만 보는 사람이 싫어요.” “저는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싫어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 ‘연금술사 일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정해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나게끔 도와주는 것. 바로 이것이 ‘연금술사 일학교’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아닐까요?

 

비록 준비는 부족했지만, 훌륭한 청(소)년 친구들에 의해서 풍성해진 ‘연금술사 일학교’. 오리엔테이션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연금술사 일학교’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세요.

 

현승인((유)별일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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