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년째, 어엿한 ‘마을’이 된 달시장

작성자 haja | 작성일 2014-06-30 08:51:23

“올해로 4년째, 어엿한 ‘마을’이 되다”

달시장, 올해 첫 장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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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시작해 대표적인 대안적 마을장터로 자리잡은 ‘영등포 달시장’의 2014년 첫 장이 지난 6월 27일 오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는 6.4 지방선거 및 세월호 추모 등으로 예년보다 한 달 늦은 6월부터 시작되어 10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확정 일자는 6월 27일, 7월 25일, 8월 29일, 9월 26일, 10월 31일입니다.

    

2014년에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어린이부터 청(소)년, 중장년, 노년 등 다세대에 걸친 마을의 모든 주민이 지혜와 재능을 교환, 공유하며, 일, 배움, 놀이 등 일상을 함께하는 ‘마을살이’를 본격적으로 구현해볼 계획입니다. 슬로건도 ‘함께 일하고, 놀고, 나누는 마을’. 초기부터 일회용품 대신 수저와 그릇 세트를 대여하고, 전기 대신 초를 켜는 캔들라이트 시간을 갖는다던가, 자전거 발전기, 에너지 카, 햇빛 건조기 등을 소개하는 등 사회적경제는 물론 적정기술(생활기술), 대안에너지, 지역 연계 진로교육 등 다방면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왔던 마을공동체로서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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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시장 ‘마을살이’의 핵심은 올해 신설된 메인 섹션인 ‘달마당’에 모여 있습니다. 제품도 판매되지만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 마을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설정되었습니다. 물건은 물론 재능이나 기술까지 다른 주민들과 바꿀 수 있는 물물교환, 우산이나 시계 등 살림살이들을 고쳐 쓰는 마을수리소, 면생리대, 양초, 비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생필품 워크숍, 미싱이나 손바느질로 수선, 리폼해 보는 재활용공방, 햇빛 건조기 같은 적정기술 도구를 만들어보거나 전시되는 적정기술 워크숍 등 삶의 지혜가 모여있는 ‘마을살림장’이 중심에 배치됩니다. 6월에는 우산 고치는 분들이 오셔서 큰 환영을 받았고, 영등포 청년마을네트워크와 함께 물물교환을 진행했습니다. 적정기술 장인들이 모인 마을기술센터 핸즈에서 태양광 건조기를 소개해 주시기도 했고요.

 

 

 이밖에도 달마당에는 마을 주민, 청(소)년 등이 주축이 되어 막 사업을 시작한 커뮤니티 스타트업 팀을 ‘마을씨앗가게’로 선정해 꾸준히 초대할 예정이며 영등포 및 서울 전역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선배 사회적경제 팀들도 힘을 합쳐 마을가게 섹션을 구성합니다. 여기 힘을 주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네트워크는 영등포 사회적경제협의회입니다. 프로 상인들은 참여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심사해 영등포지역 주민(거주 또는 근무)만 참여시키기로 유명한 벼룩시장도 올해부터 달마당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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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나누는 경험을 달마당에서 할 수 있다면 바로 옆에 있는 ‘마을놀이마당’에서는 모두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습니다. 지난해 어린이 및 다세대 대상 문화예술 워크숍과 손작업, 놀이활동 등 다양하게 구성된 섹션 ‘체험골목’을 선보여 매회 4백여 명 어린이들로 북적이는 성공을 거두었던 것에 힘입어 이번에는 지역 기반의 마을놀이터를 목표로 ‘마을놀이마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게 되었어요. 하자센터와 한국암웨이가 지난 2012년부터 함께 펼쳐온 어린이 창의교육사업 ‘생각하는 청개구리’가 후원하고 있습니다.

    

‘마을놀이마당’에서는 지역 주민과 문화예술작업자, 엄마, 아빠, 동네 어른,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 워크숍과 손작업, 무엇보다 단체놀이를 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올해 달시장 ‘마을놀이마당’은 어린이 대상 워크숍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워크숍을 늘렸습니다. 일과 공부에 찌들어 잘 놀 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마을의 팔팔한 젊은 구성원이자 어린이들이 가장 잘 따르는 삼촌, 이모 또래인 20대 청년 놀이활동가들도 합류했어요. 이들은 어린이와 함께 놀고, 쭈뼛거리는 어른들도 불러 모아 시간대별로 단체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옛날 마을 공터에서 무리지어 놀 때 감초 역할을 했던 ‘깍두기’인 셈이죠. 지난해 작가와 스태프로 활약했던 어린이 기획단도 직접 딱지치기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이밖에도 하자센터 신관 1층 야외 중정 공간이 주 무대인 ‘마을놀이마당’에서는 폐목재를 활용해 만들어진 작은 집과 자투리공간을 외부로부터 독립된 놀이공간으로 만든 ‘비밀기지’가 배치되고 콩주머니 던지기, 오목, 림보 등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밀기지에서 어린이들이 나오질 않아서 엄마들이 밥을 못 먹일 정도였죠. 올해 초 문을 연 하자센터 흙공방은 선착순 신청으로 물레체험과 흙놀이를 준비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아직 활동을 할 수 없는 영유아와 부모들을 위한 휴식공간도 따로 마련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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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달시장의 다른 골목과 마당도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솜씨골목’은 지역 기반 청년예술가, 문화작업자들이 직접 제작한 제품을 판매하는 아트마켓과 함께 소소한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공예공방’이 배치되었으며 늘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먹자골목’에는 ㈜쌈지농부와 연계한 ‘보통직판장’이 신설되어 생산자협동조합과 도시농부들, 귀농생활자들이 정성껏 길러낸 건강한 식재료와 가공식품들을 배치했습니다. 물론 먹는 즐거움 가득한 먹거리 장터도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달시장의 명물이 되어버린 K2 인터내셔널의 다코야키 맛도 여전했고요. 앞으로는 마을 부녀회, 시니어 모임 등과 연계해 숨겨진 맛의 고수들이 전수하는 손맛을 배워보는 집밥공방도 개설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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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연과 달시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마을 미디어 ‘달디오’가 흐르는 ‘축제마당’에서는 올해 재능 있는 영등포 주민들의 무대를 적극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우선 첫 무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자작업장학교 청년과정 및 고등과정이 주축이 된 브라질리안 퍼커션 팀 ‘페스테자’가 열었죠. 달시장의 시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이번 달에는 특별히 첫 공연이 끝난 다음 얼마 되지 않아 10분 정도 공연을 한번 더 했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답니다. 영등포 주민 중 한 분이 좀 늦게 오셨는데, 아이가 페스테자 공연을 너무 기대하고 있었다고 해요. 이미 끝났다니까 너무 낙심을 해서 이야기를 들은 페스테자가 특별 앙코르 공연을 해준 것이랍니다. 마을장터 달시장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축제마당에서는 이밖에도 마을공연으로 우쿨렐레 파크, 인디밴드공연의 유자사운드, 여자둘피리피그가 함께 흥겨운 무대를 펼쳤습니다.

    

올해 ‘마을살이의 현장이자 중심’으로 달시장을 본격적으로 설정한 것은 그간 쌓은 지역 및 각계의 협업 구조가 성숙되었다는 평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달시장은 하자센터, 영등포구청, 서울시, 연세대(하자센터의 위탁운영 주체), 청년 (예비)사회적기업 방물단, 한국암웨이 등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는 민관산학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영등포사회적경제협의회, 영등포 마을공동체 자치구 생태계 조성지원단, 영등포 청년마을네트워크, 영등포 희망동네 등 그간 자체적으로 생긴 지역 기반 그룹들이 달시장에 합류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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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다 만나서 더욱 반가웠던 첫번째 달시장. 저녁 9시가 되어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할 떄, 달시장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기차놀이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달시장 마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또 풍성하게 열리게 해달라고 마음을 모아 구석구석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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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벤트로 달시장 지도를 커다랗게 붙이고 마음에 드는 마당이나 골목, 가게에 투표해달라고 하니, 이리 많이 붙여 주셨네요. 달시장 구석 구석 다 마음에 드신다는 이야기겠죠. 7월 달시장은 함께 나누는 여름밤, 여름장터로 꾸며집니다.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휴가도 떠나지 못했던 분들은 달시장에 오세요. 우리 모두 모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여름은 시원합니다!

    

글 / 이지현(유즈, 협력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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